피스메이커 2008. 2. 20. 23:22

나는 가끔 생각난다. 부끄러웠던 과거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랬다기엔 잔인하고 어이없었던 행동들....
길거리에서 샀다가 아무데나 똥오줌을 싸고 토하길래, 아파서 그런 줄도 모르고 버릇 고치겠다는 생각에 호되게 때렸던 강아지....그때 병원에 데려갔더라면 그 아이는 살았을 것이다. 결국 그 아이는 죽었다. 좋은 데 묻어줄 생각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다가 귀찮아서 박스에 넣어 그냥 길에 버렸다.
피임도 안 하고, 남자가 하자는대로 하다가 생긴 나의 아기들....난 그 아기들한테 어떻게 죄를 갚을 수 있을까. 아기라고 하기엔 너무 작았다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생명이 아니고,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죽어서 나온 핏덩이를 보고 수치심과 죄책감에 싸여서 난 그걸 내 손으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되려 무섭다고 남자한테 맡겼다.
부끄럽다. 한없이 부끄럽다. 나는 부끄러운 나의 과거한테 어떻게 보상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과거와 화해할 수 있을까,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