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이야기/성장보고서

2007.4.5 / 9개월7일

피스메이커 2007. 6. 20. 11:01
이젠 안 기어다니는 곳이 없다. 심지어는 현관, 목욕탕까지. 천지가 제세상인양, 두 손으로 세상을 두려움없이 짚는다. 게다가 더러운 것은 어찌 그리 잘 아는지, 쓰레기통, 장판 뒤를 향해 거침없이 손을 뻗는다. 엄마를 향해 "엄마 엄마" 하면서 기어온다.

서려고 하는 건 여전하다. 엄마를 향해 칭얼거리면서 손을 뻗어 세워주기를 갈구한다. 손만 잡아주면, 예전에 앉기를 시도했던 것처럼, 두 무릎을 굽히고 다리에 힘을 주어 서버린다. 그 자세 그대로 한동안 손을 잡고 세워주어야 한다. 그러다가, 앉을 때처럼, 서버리겠지, 서버리고야 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