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젖먹이기

출산전이나 지금 막 모유수유하는 맘들이 봐야할 정보......

피스메이커 2007. 6. 16. 05:09
동아일보
《모유로 키운 아기는 병에 덜 걸리고 마음도 건강해진다. 엄마에게는 산후 회복을 빠르게 하고 난소암과 유방암 발병률도 줄인다. 그야말로 ‘아기 좋고, 엄마 좋고’이다. 그러나 국내 모유 수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1968년 95.6%이던 모유 수유율이 70년대 분유가 나오면서 2004년엔 20% 정도로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1972년 22%에 불과했지만 모유 수유운동이 일어나면서 최근엔 70∼90%를 유지하고 있다. 모유에 대해 잘 알수록 더 잘 먹이게 된다. 모유 수유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모유 수유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많은 엄마들이 ‘아기를 낳은 뒤 젖이 돌면 먹여야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는 임신 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모유 수유는 본능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

아울러 산후 1∼2주 안에 모유 수유의 성패가 달린 만큼 엄마의 의지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되는 것을 점검해봤다.

▽모유 수유는 교육이다=모유 수유를 결심한 임신부라면 미리 책을 읽거나 비디오를 보면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알아두도록 한다. 요즘 거의 모든 병원에서 ‘산전 모유 수유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므로 참여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출산할 병원에 문의해 ‘모자동실’과 ‘젖 물리는 분만실’ 이용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출산 전 의사에게 젖을 먹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아기를 낳은 뒤 30분∼1시간 내에 젖을 물리겠다고 당부한다. 아기를 낳고 산모가 힘들어할 경우 의사는 젖먹이는 것을 권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산하러 갈 때는 아기가 젖 먹는 시간과 횟수, 대소변 횟수 등을 적을 노트와 필기도구를 꼭 챙긴다. 수유용 쿠션, 수유용 브래지어, 수유복, 수유패드 등도 미리 준비한다. 젖먹이기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구와 친척들의 전화번호, 문제가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책 등도 챙긴다.

▽신생아에겐 모유가 보약=아기가 태어난 뒤 가능하면 1시간 내에 젖을 물린다. 갓 태어난 아기는 자지 않으며 정신이 말똥말똥하기 때문에 젖을 먹이기가 쉽다. 아기가 젖을 빨면 젖분비량이 서서히 증가하고 자궁을 수축시켜 출산 후 생길 수 있는 출혈과 같은 산후 합병증도 준다.

처음엔 잘 나오지 않던 젖도 생후 3∼5일이 지나면 잘 나온다. 이를 위해선 하루 8∼12회, 한 번에 한쪽을 15분씩 양쪽 젖을 번갈아가며 빨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왕절개를 한 경우에도 옆으로 눕거나 옆구리에 아기를 끼고 얼마든지 수유를 할 수 있다. 또 수유용 쿠션이나 방석을 받친 뒤 아기를 안아서 먹일 수도 있다. 제왕절개를 할 때는 전신마취보다는 경막외 마취를 하면 출산 직후 젖을 물릴 때 유리하다.


▽모유 수유, 불가능은 없다=산모에게 간염이 있거나 미숙아가 태어나면 모유 수유를 피해야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모유 수유가 힘든 사람은 전체 산모의 5% 미만이다.

젖에는 미숙아에게 필요한 지방과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미숙아일수록 엄마 젖을 먹이는 것이 좋다. 이때는 미숙아 분유도 같이 먹인다.

또 모유 수유를 한다고 해서 B, C형 간염이 옮지 않는다. 만약 산모가 감기에 걸리면 항체가 많아지므로 아기에게 더욱 좋다.

그러나 산모가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아기가 모유의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갈락토스혈증에 걸린 경우엔 안된다.

많은 엄마가 함몰유두란 이유로 수유를 포기한다. 그러나 함몰유두는 임신 기간 유방이 커지면서 저절로 교정되는 경우도 많다. 또 함몰유두라고 해서 수유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산전에 함몰유두를 교정하기 위해 유두를 잡아당기는 호프만 방법 등 유두를 자극하는 방법의 경우 잘못하면 조산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출산 후에 시도하도록 한다. 젖을 먹이기 전에 유륜을 약간 누르고 유두를 만져서 돌출시키면 대부분 젖을 물릴 수 있다.

(도움말=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 모유수유위원회 정유미 소아과 전문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올바른 수유 요령▼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모유 수유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4시간 모자동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모유는 함부로 짜서 먹이지 말아야 한다.

모자동실 이용은 모유 수유 성공의 첫걸음이다. 엄마와 아기가 한방에 있어야 수시로 젖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신생아에게 젖 이외에 물 보리차 설탕물을 먹이지 말고 젖병이나 노리개 젖꼭지 등도 물리지 말아야 된다. 4시간 이상 자는 신생아는 깨워서라도 먹이며 배고파 울기 전에 미리 젖을 물리는 것이 좋다.

최근 산후조리원에서는 아기에게 직접 젖을 물리지 않고 젖을 짠 뒤 젖병에 담아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젖병을 물리면 나중에 엄마 젖을 물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직접 젖을 먹이기가 힘든 상황이면 유축기를 사용한다. 이때 양쪽 젖을 동시에 짜는 전동식 유축기를 사용해야 모유의 양이 많아진다.

한편 짠 젖은 젖병을 이용하지 말고 반드시 컵으로 먹인다. 신생아보다 더 어린 미숙아도 컵으로 잘 받아먹는다. 이때 컵의 크기는 소주잔 정도가 적당하며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이 좋다.

신생아 황달이 생겨 치료를 받을 경우 하루 이틀 모유를 끊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분유를 젖병에 담아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컵을 사용하도록 한다. 생후 3∼5일에 생기는 황달은 모유가 부족해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모유를 더 먹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