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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잘하는 주부, 교사되는 길 열린다

by 피스메이커 2008. 2. 13.
영어 잘하는 주부, 교사되는 길 열린다
[매일경제   2008-01-28 07:29:46] 

내년부터 영어로 수업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능통한 30~40대 주부층이 초ㆍ중등 영어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이들은 2009년부터 매년 500여 명씩 채용되며 매월 263만원씩 월급을 받는 기간제 교원(근무기간이 정해져 있는 교사)이 된다. 4~5년 뒤에는 정식 교사로 전환된다. 또 당장 올 하반기부터는 동포 대학생, 국내 거주 외국계 상사 주재원, 외교관 가족 등 영어능통자도 영어전용교사나 원어민보조교사로 채용된다. 영어보조교사는 초등학교 방학 기간이나 방과 후 학교 시간에 교사로 투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영어 공교육 강화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영어 수업교사 양성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한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게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 영어교사 되는 길 다양해져

= 그동안 초ㆍ중등 교사가 되는 길은 전국 11개 교대나 13개 사범대를 졸업해 교원임용시험을 통과하는 길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들 중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당장 올해 중학교 2학년생이 대입을 보는 2012년부터 영어 말하기ㆍ쓰기 시험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영어 능통교사 확보가 시급하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채용 즉시 영어로 영어수업이 가능한 고학력 주부층을 영어교사로 채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내년부터 현직 영어교사 중 매년 2000명을 선발해 6개월 영어 합숙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대체 교사 확보가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일단 행정자치부 측에 500여 명의 교원 정원 증원을 요청할 계획이며, 배정받을 경우 주부 영어능통자를 대상으로 일정 시험을 거쳐 영어교사 자격제를 취득할 경우 교사로 신규 임용할 계획이다.

◆ 국내 해외 주재원도 교사로 투입

=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영어능통자도 영어보조교사로 채용될 수 있다. 주요 대상은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계 기업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가족이다.

교육당국은 이들을 초등학교 방학 기간에 영어교사로 투입해 영어연수를 위한 초등학생 조기 해외유학 수요를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영어 우수 대학생 활용은 현행 운영 중인 대학생 멘토링 제도와 병행해 실시된다.

◆ 교대에 원어민 교사 배치 확대

= 차기 정부는 매년 3000명의 초ㆍ중등 영어 수업교사를 양성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3000명 중 2000명은 현직 교사 재교육, 나머지 1000명은 신규 교사 육성 과정을 정비해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주 1회 또는 영어와 한국어를 병행하여 영어로 수업할 현직 교사 2000명을 매년 6개월간 합숙 연수시킨다. 연수로 인한 현장 결원을 보충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임용령에서 교원 결원시 보충 기준 기간을 1년에서 6개월 이상으로 변경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교대와 사범대에 원어민 강사가 확대 배치된다. 교육당국은 올해 105명, 내년 131명의 원어민 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 퇴출 없이 교사 재교육 가능할까

= 전문가들은 영어능통 주부층의 영어교사 채용에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영어교사 심화연수를 통한 영어교사 양성에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10~20년간 문법 등 한국식 교수법이 몸에 밴 영어교사에게 단 6개월 연수만으로 영어 말하기 실력이 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1인당 1500만원씩 매년 300억원의 연수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등 선진국 교사개혁처럼 수업능력이 떨어지는 교사들에 대한 퇴출 프로그램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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