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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 인생치, 강릉으로 가다 - 둘째날 게하에서 셀프 토스트로 아침을 때우고 고민을 했다. 원래 계획했던 곳은 동해쪽과 대관령 양떼목장이었는데, 다시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가 부담스러워 쉬이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 대관령은 비가 와서 방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여러 행선지 중 제일 가까운 안목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안목해변에 도착했다. 또 비가 내린다. 비가 안 온다고 해서 우산을 안 샀고, 그렇게 나는 또 비를 맞으며 해변에 서 있었다. 어제처럼 우렁차게 내리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비 올 때의 바다는 익숙한 풍경이 아니다. 비올 때 바다를 가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 파도가 날씨 좋을 때처럼 잔잔한 것이 아니라 으릉으릉대며 위협하듯 치올라오는 모습은, 인간이 압도적인 자연을 대할 때의 감동을 주었다. 저 바다의 색을 뭐라 표현.. 2019. 10. 17.
길치, 인생치, 강릉으로 가다 - 첫째날 결혼 후 14년이 흘렀고, 우리집 꼬맹이는 중학생이 되었다. 누구의 엄마도 아니고, 누구의 아내도 아니고, 집지키미도 아닌, 내가 나로 살기 위한 혼여(혼자여행). 현재 강릉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수많은 나에게 말한다, 언젠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 지금 이 시간을 기억할 거라고. 오후 1시반경에 도착예정이었던 버스는 도중에 밀리더니 30분 늦게 도착해서 2시가 되었다. 인터넷서치로 알아본 육쪽마늘빵으로 늦은 점심을 먹을까 해서 중앙시장으로 갔다. 중앙시장은 월화거리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거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육쪽마늘빵을 파는 팡파미유는 이미 대기자들이 있었고 판매종료 입간판이 걸렸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그 다음으로 알아본 중화짬뽕빵으로 찾아찾아갔다.(나는 방향치이다. 앱으.. 2019. 10. 17.
남편 이재민(32): 치과의사 아내 (29): 남자 산서연(29) 집안끼리의 중매결혼이었다. 2017. 11. 19.
'살아있는' 예능 배우학교 난 예능을 좋아하지 않는다. 작위적이고 연출된 것에는 진실성을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우학교가 어떤 예능인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내가 연극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연기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1회에서 박신양씨가 연기를 가르치려는 것이지, 그런 척하려는 게 아니라는 말이 진실성 있게 다가왔다. 학생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걸 보니 우리나라 사람이 얼마나 자기가 알고 있는 걸 말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하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내가 학생이 되어 그 자리에 섰다면 진땀을 흘렸을 것이다. 연기에 대해서도 배운 점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배운 것 같다. 사람이 자기자신에 대해 자기에게조차도 솔직하지 못한 경우가 얼마나.. 201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