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1~7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 복종하십시오. 무슨 권세든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것이 없고 이미 있는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따라서 권세에 대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니 거역하는 사람들은 심판을 자초할 것입니다.
통치자에 대해서는, 선한 일 때문에 두려워할 것이 없고 악한 일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됩니다. 권세자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원합니까? 선을 행하십시오. 그러면 그에게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그는 여러분에게 선을 이루기 위해 일하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악을 행한다면 두려워하십시오. 그는 공연히 칼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복종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진노 때문만이 아니라 양심을 위해서도 복종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조세를 바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일꾼들로서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든 사람에게 의무를 다하십시오. 조세를 바쳐야 할 사람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바쳐야 할 사람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해야 할 사람을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사람을 존경하십시오.
우리 가족에게 상처만 남기고 가버린 아빠가 떠올랐다. 어릴 적 나에게 아빠는 공포와 반항의 대상이었다. 나는 기꺼이 이 두가지를 가지고 온 힘을 다해 도망치고, 대항했다. 이로 인해 내 어리고 젊은 시간들은 갈가리 찢겼고, 먼지처럼 스러져버렸다. 왜 충실하게 살았어야 할 나의 시간을 아빠를 원망하는 데 다 써버렸던 것일까.
부질없는 후회같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지만, 아빠에게 기쁨으로 순종하고, 아빠를 위해 기도했더라면 아빠가 그렇게 가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엄마에게 불의한 일을 많이 저지른 아빠라도 날 사랑하셨기 때문에 난 이런 식으로 떠올릴 수 있지만, 불의한 권세라면 어떨까. 이 성경구절은 예전부터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일제 치하에 있을 때도 일제의 권세에 복종한다면, 항일운동은 모두 하면 안 되는 거였고, 일제가 우리 말과 글, 역사를 말살하려고 할 때도 우린 그저 복종해서 그야말로 일본의 노예가 되었어야 하는가.
이승만이 선거에서 부정한 방법을 써서 독재정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할 때도, 전두환이 정권을 찬탈했을 때도, 이명박이 불합리한 조약으로 미국에 이권을 갖다바치려고 하는데도 그저 손놓고 있어야 하는가? 권세에 대한 복종이란 무엇인가. 만일 그저 복종하고만 있었다면, 하나님께서 이 불의한 권세들을 다 엎어버리셨을까.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해서 일본이 항복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결과 우리나라는 자주적으로 서지 못하고 미소의 간섭 아래 남북이 분단되지 않았는가.
이 구절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