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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이야기/성장보고서

2008.2.20 사랑하는 우리 아가 (19개월)

by 피스메이커 2008.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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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아무것도 모르고, 눈만 멀뚱멀뚱 껌벅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부쩍 커버렸다. 하룻밤새 커버린 것만 같다. 말귀도 제법 알아듣고, 가끔 조그만 심부름도 하고, 손 씻어주면 안방까지 도도도~~~ 달려가서 수건을 잡는다. 어른이 하는 건 뭐든지 해보려고 하는 호기심쟁이가 되었다. 설거지하고 있으면 자기도 고무장갑을 껴보고, 청소기 소음에 무서워하면서도 그 진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청소기 옆을 내내 떠나지 않는다. 그리곤 손잡이를 잡고 청소하는 흉내를 낸다.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그런걸까, 하루종일 엄마랑 놀겠다고 떼를 쓰고, 이것저것 요구한다. 덕분에 정말 피곤하긴 하다. 같이 놀 사람이 없다는 게, 동생이나 친구가 없다는 게 안쓰러워서 되도록 놀아주려고 하지만,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요즘 시작한 영어공부도 진도가 제대로 안 나가고 하루가 가버리는 게 좀 힘겹게 느껴진다. 좀전에 놀자고 한동안 울어제끼던 것을 엄마는 가지 않겠다고 말한 뒤에 싹 무시했다. 그랬더니 좀 있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리지만 더이상 울지는 않는다.
걱정이 되어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이는 부모의 사랑의 양을 재는 것이 아니라 질을 느낀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한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앞으론 좀 안쓰럽지만, 그런 방향으로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