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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취미/Travel

늘어나는 아담·이브型 자연주의자들

by 피스메이커 2010. 5. 24.

문화일보 기사전송 2006-05-20 14:25

“세상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모습으로 해변을 거닐고 싶으십니까. 따뜻한 바다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하고 싶으십니까. 이곳누드리조트에서 모든 스트레스와 걱정을 잊고 자연 속에 몸을 맡기십시오.”더위가 찾아오면서 유럽 전역에서 나체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각종 휴가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웰빙 바람’과 맞물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휴가를 즐기려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상품을 전용으로 취급하는 여행업체가 등장한 것은 물론 누드 비치, 누드크루즈, 누드 리조트 등의 광고가 여행잡지에 앞다퉈 소개되고있다.

영국에서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산업’,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핑크 산업’에 이어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누드 산업’이 차기 유력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누드비치부터 누드독서클럽까지유럽에서는 나체주의자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자연주의자’(Naturist)라고 부른다. 영국 자연주의자협회에 따르면 영국 내 나체주의자들은 100만명에 달하며, 유럽전체로는 수백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웰빙을 추구하는고소득층이며, 노후를 즐길 여유가 있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이합류하면서 이들의 소비파워는 점차 상승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여행사이트인 트레블제스트는 최근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휴가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여행사 펭 트레블을 출범시켰다. 펭 트레블은 나체주의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세계 전역의 유명 누드비치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누드 크루즈여행, 누드 전원생활 패키지, 누드 와인파티 등 각종 이벤트를열고 있다. 영국 에섹스 지역의 시블 헤딩엄에 있는 전원리조트페보어 클럽은 지난 4년여간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휴가 패키지를제공해왔으며 올해는 규모를 확장해 와인시음 파티, 독서클럽등 테마가 있는 휴가상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관광업계는 올 여름 영국 내 나체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사업의 규모가 180만 파운드(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누드산업 = 웰빙산업일반인들은 ‘나체주의자들의 휴가’라는 말을 들으면 8등신 몸매의 젊은 여성들이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짜릿한’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나 나체주의자들이 원하는 휴가는 ‘단순하고 편안한 휴식’이다. 나체주의자들은 누드 상태로 휴가를 즐김으로써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과 함께 육체에 대한 콤플렉스를 벗어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국 자연주의자 협회의 앤드루 웰치는 “나체주의자들의 휴식은 공동체 경험과 웰빙, 두가지로 요약된다”며 “50~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지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젊은 나체주의자들은 스노클링, 수상스키, 윈드서핑 등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즐기며, 레저 프로그램을 가미한 여행패키지를 선호한다. 지난해 영국 자연주의자 협회가 발간한 여행책자‘베어 비치(Bare Beach)’는 유럽 내 숨겨진 누드비치와 리조트등을 소개해 베스트셀러가 됐다. 올해는 영국 내 누드비치를 소개한 ‘베어 브리튼(Bare Britain·사진 위)’도 출간됐다.

◆나체 휴가를 위한 준비물누드비치나 누드리조트 등에서도 항상 나체로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식사 중에는 간단한 셔츠나 천을 몸에 두르는 것이 일반적. 따라서 ‘누드 휴가’를 위한 옷은 최소한만 챙겨가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크림. 옷을 벗고 생활하다보면 온몸에 화상을 입는 일이 많기 때문에 선크림은 필수이며 가능한한 ‘짧은 시간씩 자주’ 선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누드캠프나 리조트 등은 ‘문명과 멀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나 라디오 등의 전자기기는 갖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BBC는 전했다.

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