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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이야기/성장보고서

2006.10.16 / 3개월17일

by 피스메이커 2007. 6. 20.
어제 온유가 배냇머리를 밀었다. 바리깡으로 처음 머리를 미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별것도 아닌데, 대머리가 된 온유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온유는 조금 놀란 듯 했지만, 울거나 보채지 않았다. 미용실 직원이 아기가 참 순하다고 했다.
온유는 어딜 가나 순하다는 얘길 듣는다. 내심 내가 온유를 자주 안아주고 애정표현을 하기 때문 아닐까 뿌듯해한다. 자라서 걸어다니고 말귀를 알아들을 때도 순하고 착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낮에 애기아빠 때문에 우는 모습을 보였더니, 놀란 얼굴로 쳐다보던 온유가 따라 운다. 아무것도 모를 아기인데도 슬픈 감정이 전해지는 것 같다. 그게 너무 미안하고 마음 아파서 온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또 울었다. 나는 참 눈물 많은 엄마라 걱정된다. 온유도 울보가 되지 않을까.
정말 온유를 위해 아무것도 못해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때때로 내가 어쩔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처해져서 아기가 슬픔을 느끼게 하고 마는 것 같아 죄스럽다. 하얀 백지 같은 아기에게 슬픔의 색을 칠하는 것 같아 두렵다. 나는 온유를 지켜줄 수 없다. 하나님 아버지만이 온유를 지켜주실 수 있다.

이 세상에 하나님의 계획으로 태어난 우리 온유, 온유를 위해서라도 온유가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서라도 우리 부부가 서로 화목해야 할텐데....지금으로서는 어려운 숙제다.

온유는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는 온유를 하나님의 뜻대로 잘 키워야 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