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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취미/과제

캄보디아 아웃리치 간증문

by 피스메이커 2013. 9. 2.

 

선택 그리고 출발

캄보디아까지 가게 된 여정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든 것이 주님의 사랑이며 은혜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JDS를 수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는데,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내가 과연 아웃리치를 갈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남편은 회의적이었고, 친정엄마도 걱정하며 말렸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에서는 도저히 휴가를 내주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아웃리치 재정은커녕 가정형편조차 어려웠다. 아웃리치 준비모임마다 기도를 부탁하며 밤마다 주님께 기도했다. 기도를 하면서도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주님의 뜻을 반신반의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수습사원이라 업무에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이 일로 인해 회사의 상관과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을 해야 했다. 결국 7월말에 아웃리치 때문이라기보다는, 가정문제로 인해 남편과 합의하여 회사를 그만두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재정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기도하면서도 믿음이 겨자씨만큼도 없었던 내게 주님은 모든 것이 주님으로부터 옴을 다시 한번 보여주셨다. 만나와 메추라기처럼 다른 지체들을 통해 채워주시는 재정은 차고 넘쳤다.

섬기던 유년부에 가정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부탁하고, 공항으로 이어진 발걸음은 얼마나 벅찼던가. 주님의 뜻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경험을 캄보디아에서, 캄보디아에 다녀온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다.

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은 피지와 캄보디아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뒤였다. 역사적 상처가 있는 캄보디아는 꼭 한(恨) 많은 우리 민족과 닮아보였다. 두 나라에 대해 기도하는데 캄보디아에 더 마음이 쏠렸다.

그렇게 캄보디아로 결정하고 곧이어 팀이 결정되었다. 매번 JDS 수업과 함께 준비모임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불안 때문에 더욱 주님께 매달려야 했던 시간은 바꿀 수 없는 주님과의 깊은 교제의 시간이었다.

아직도 출발일 당일에서야 캄보디아로 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그 약간의 긴장과 흥분, 그리고 설렘을 잊을 수 없다.

아무런 이득 없이 오히려 여러 가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주님을 사랑하는 그 동기 하나로 서로 협력하고 섬기며, 기꺼이 시간을 드려 먼 이국땅의 낯모르는 아이들을 섬긴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이기적인 것이 본래 인간의 본성이라고 외치는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그저 의심스러울 뿐이다. 심지어 나도 가끔 이 현장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형제자매들의 순수함이야말로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증거가 아닐까.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고서야, 생존적 본능을 거스르는 이런 일들이 더 부자연스러운 법이다.

은혜

다섯 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귀로만 들었던 땅,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내렸다. 시차 때문에 프놈펜은 이미 한밤중이었다. 공항의 날씨는 예상 밖으로 그리 무덥지 않았다. 사역기간 내내 가끔 비가 오기도 해서 선선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원래 캄보디아의 날씨가 그런 줄 알았다. 사역 마지막 날에서야 내내 하늘을 뒤덮던 구름이 걷히고 캄보디아의 햇빛을 볼 수 있었다. 그 뜨거운 햇빛이 바로 캄보디아의 진짜 날씨라는 선교사님의 설명을 듣고서야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했다. 알고보니 우리가 캄보디아에 도착하는 전날부터 저온현상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러한 저온현상은 사역기간 내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마지막날의 날씨로 인해 하나님의 은혜가 처음부터 쏟아졌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귀에서 마음까지

 

 

 

지금까지 인도하시고, 앞으로도 함께 하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JDS를 시작하긴 했어도 아웃리치까지 가게 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은혜입니다. 아웃리치를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하나님의 뜻을 묻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하나님의 뜻을 해석하기란 사람의 지혜로써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둔한 저는 더 그러해서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하심만은 알게 해주셨습니다.

아웃리치를 가기 전 캄보디아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처음부터 쏟아졌습니다. 캄보디아가 무척 더운 나라일 것이라고 각오했습니다만 예상보다 덥지 않았고, 중간중간 비가 와서 선선하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더 덥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가 캄보디아에 도착하는 때에 맞춰 저온현상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그러한 현상은 놀랍게도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내내 일어났고, 사역 마지막 날에야 캄보디아의 진짜 햇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쨍한 날씨 속에서 우리는 선교사님의 캄보디아의 진짜 날씨라는 설명을 들었고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생을 각오하였던 길인데, 하나님께서는 식사와 숙박까지 모두 풍족하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우리는 스와이쯔룸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했습니다만, 말이 통하지 않아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이라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품에 안기고 웃어주고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열심히 예배드리고 찬양하는 모습은 오히려 저에게 도전이 되었습니다. 유치부에서 중고등부까지 모두 예배를 드리는데, 수준이 안 맞을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은데도 수준과 상관없이 하나의 마음처럼 예배를 드렸습니다. 춤추고 노래하고, 또 모든 다양한 활동들이 이 아이들에게 평소 익숙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중고등학생들까지 색종이접기와 비눗방울 놀이에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까지 즐겁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그만 아이들까지 진지하게 기도하는 모습에 우리는 좀 놀랐습니다. 선교사님 말씀으로는 오랫동안 불교와 힌두교를 숭상했던 나라라 국민들이 종교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예수님도 그저 많은 신들 중에 하나로 인식하는 성향이 있다고요. 예수님만이 오직 하나의 진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숙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선교사님께서 이 지역에 들어오셨을 초기에만 해도 지역 주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에도 아이들만이 예배를 드리러 옵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교회에 계속해서 다니면서 어른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으면, 복음이 선포되는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땅밟기를 하면서 그 유명한 앙코르와트에 다녀왔습니다. 부속 건물과 역사적 건물들이 많아 차로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광활한 지역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2박3일간 다녀야 된다는데 우리는 하루만에 보았습니다. 사실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우중충하고 음산한 건물들이었습니다. 그저 이런 건물을 짓기까지 얼마나 강제노역한 많은 사람들이 피땀을 흘렸을지, 왕을 신격화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해 공포심을 심어주는 정치로 사람들을 억눌렀는지 떠올렸고, 우상들 속에 뿌리내린 음란의 영을 볼 수 있었습니다. 킬링필드 수용소에서는 역사적으로 사람들에게 박힌 치명적인 상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캄보디아를 이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금일 뿐이겠지요. 이 나라에는 숙제가 많습니다. 킬링필드로 인해 인구의 70%가 젊은 층입니다. 인구밀도는 현저히 낮고, 산업은 형편없습니다. 공무원은 부패에 절어있고요. 젊은이들은 비전을 품기는커녕 먹고 살 길이 막막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젊은이들에게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다면 복음의 열매가 맺힌 이 젊은이들이 바로 장차 캄보디아를 세울 사람들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선교사님 말씀에 따르면 현재 선교에 열려있는 캄보디아가 복음화된다면 캄보디아가 주변의 다른 국가들을 복음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외국인은 어려워도 주변의 비슷한 인종끼리는 더 친화감을 가지니까요.

열흘간 캄보디아를 어떻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실마리만 조금 보았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웃리치를 갔다온 후에 제자의 날에 기도하면서 캄보디아의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들이야말로 하나님의 마음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아이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실지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수많은 거짓우상과 부패와 가난함에 절어있는 나라이지만, 더 이상 내버려진 나라가 아니라 쁄라와 헵시바로 불리는 일을 하실 것을 기대하고 기대합니다. 하나님 하시는 일을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납니다.